2023년 12월 31일. 60세를 맞아 직장에서 정년퇴직했다. 20대 중반에 군대를 전역한 뒤 줄곧 직장생활을 했으니 35년가량 직장에 다닌 셈이다. 싫든 좋든 오랜 기간 다녔던 정든 직장을 퇴직하려니 서글펐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했다. 시원섭섭하다고나 할까? 어찌 됐든 이제부터는 인생 2막을 살아가야 하는 처지다.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모든 은퇴자의 최대 관심사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은퇴 이후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며칠을 고민해도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사는 부산 사하구엔 명품 관광지가 즐비하다. 그 가운데 두송반도頭松半島는 해양도시 부산이 내세울 만한 관광지다. 두송반도는 감천만과 다대만 사이에 돌출한 산악 지형으로, 길이는 약 3㎞이고 폭은 평균 0.7㎞이다. 가파른 사면과 암석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두송반도 서쪽 해안의 숲길을 따라 반도 끝자락까지 다대항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도보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해안으로 내려오는 계단도 잘 정비된 상태이며, 동쪽 해안을 따라 연결된 도로에서는 감천항의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걷기엔 아주 좋다.그래서 나는 휴일이면
늘 되풀이되는 일상이 따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요즘은 코로나19로 취미생활이나 운동하는 것도 마땅찮다. 그렇다고 집에서만 지내기에는 너무나 무미건조하다. 그래서 주변의 산을 찾아 오르내리며 생업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고 노력한다.내가 사는 부산은 바다 도시지만 나지막한 산이 아주 많다. 강과 산, 바다를 두루 갖춘 부산은 사람이 살기에는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그래서 저절로 애향심이 생긴다고나 할까? 자신의 취향이나 적성에 따라 산이건 바다건 강이건 마음 편하게 찾아다니며 신나게 즐기면 된다.나는 생업 현장에서 받은
아들은 현재 대학 4학년이다. 해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고 작년에 복학해 지금 졸업반이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전염병으로 계속 재택수업이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들으니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친구들도 만나기 어려우니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리고 장래의 직업에 대한 고민도 상당히 깊어 보인다. 전염병과 경기불황으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으니 당연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그래서 아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어 주고 격려할 요량으로 산행을 제의했다. 같은 남자이자 아버지와 아들로서 산행을 하
나이 스물다섯 살에 육군 병장으로 군대를 전역하고 지금까지 줄곧 직장생활을 했다. 직장은 초기에 세 곳을 전전하다가 지금 근무하는 곳은 네 번째 직장이다. 초기 세 곳의 직장은 1~3년 근무했다. 그러다가 힘든 경쟁 끝에 들어온 현 직장에서 27년째 근무 중이다. 직장생활을 전부 합치면 35년째이다.직장생활에서 받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나 일상의 권태감을 나는 산행으로 다스리며 살아간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산자수명한 국토여서 전국 곳곳에 산이 즐비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해양도시 부산에도 동네 앞
우리 가족 보금자리가 부산 사하구 다대동이다 보니 집 주변에 자리한 아미산을 자주 찾는 편이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휴일이 돼 무료하거나 생업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어김없이 아미산을 오른다.아미산은 장림동과 다대동에 걸쳐 있는 높이 234m의 나지막한 산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찾아 오르내릴 수 있다. 산 정상에는 응봉봉수대鷹峯烽燧臺 터가 있고, 모형으로 봉수대도 만들어 둬서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응봉봉수대는 낙동강 하구 일대와 몰운대 앞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맑은 날씨엔 거제도 연안과
만추의 서정이 물씬 풍기는 계절,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날씨여서 바깥나들이를 꾀하게 됐다. 나들이에는 뭐니 뭐니 해도 산행이 최고다. 산은 청정지역이고 생업의 현장에서 받은 갖가지 피로나 권태를 마음껏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가을이어서 덥지도 춥지도 않아 산을 찾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간월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간월재 억새평원으로도 유명한 간월산은 한국인 누구나가 즐겨 찾는 명산의 하나다. 약 1,540년 전 이 산기슭에 간월사라는 사찰이 있어서 산 이름을 간월
요즘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전염병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행동에 엄청난 부자유를 겪고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다른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다. 집에 갇혀 지내는 것이 마음 편하지만 사람이 언제까지 두문불출하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그래서 틈틈이 코로나19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산을 찾는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워낙 강하기에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전염돼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지 알 수 없는 까닭에 밀집 내지는 밀폐된 공간은 피하
큰형은 올해 나이가 일흔한 살이다. 10여 년 전에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소일거리 삼아 이런저런 일을 좀 하다가 지금은 집에서 쉬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일을 하고 싶지만 고령인 형을 채용하려는 곳이 없어서 마냥 쉬는 것이다.형은 타고나게 건강한 체질에다가 오랜 기간 육체노동을 해서 몸이 단련돼 체력 하나만은 누구보다 강인하고 힘도 센 편이다. 그런 형이 일 없이 집에만 있으려니 무척 답답한 모양이다. 답답하고 권태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집 주변을 자주 거닌다. 형이 사는 집 주변엔 낙동강이 있어서 강둑을 거닐면 시간이 잘 간
올해 직장생활 30년째다. 4인 가족의 외벌이 가장으로서 불철주야 직장에 얽매여 일하다 보니 갖가지 크고 작은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리곤 한다. 세상에 거저 되는 일은 없다고 했듯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업무로 혹은 인간관계로 받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이 아닌가 싶다.그래서 휴일이 돌아오면 직장생활에서 받은 심신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걷기운동을 하거나 가까운 바다나 산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하는 버릇이 있다. 혼자 갈 때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와 갈 때도 있다. 휴일에 조용한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면서 조락의 계절이다. 또한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자 억새의 계절이기도 하다. 전국에 단풍이나 억새로 유명한 곳은 모두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간월재나 신불산 억새군락지는 가을이 오면 언론에 자주 나오는 등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다. 나는 언론을 통해서는 간월재 억새를 자주 보았지만 직접 보지는 못해 늘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필코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간월재 억새를 보고 나서 간월산 정상을 밟으면 이번 가을은 멋진 추억으로 장식될 것 같았다.
올해 우리 부부는 결혼 23주년을 맞이했다. 그래서 이를 기념해 둘만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어떤 산을 오를까 생각하다가 억새로 유명한 경남 창녕의 화왕산을 가보기로 했다.화왕산은 10여 년 전 초등학교 동창들과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고 억새의 풍경을 즐겨보자는 생각이었다. 산행하며 부부금실을 과시하고 서로 간에 쌓였던 사소한 갈등이나 번민 따위를 해소해 보자는 마음도 작용했다.부산에서 화왕산 입구까지는 승용차로 2시간가량 걸렸다. 우리는 배낭에 찰밥을 담은 보온도시락과 반찬, 그리고 갖가지 간식을 준비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애를 다지자는 생각에서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는 농번기를 맞아 시골에서 농사짓는 언니를 돕는다고 집을 떠나 있어 부득이하게 나와 대학을 갓 졸업한 딸, 그리고 대학생 아들 이렇게 셋이 집을 나섰다.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여행지를 찾다가 마침 봄철이고 철쭉이 한창 만개하는 시기여서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황매산은 5년 전에 아내와 단둘이서 철쭉을 구경하려고 한 번 들른 적이 있었는데 조금 일렀는지 꽃을 보지 못했었다.그래서 이번에는 합천군청에 문의해 철쭉이 확실하게 핀 것을 확
현 대인은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지 않은 이상은 누구나 생계를 위해 직장에 얽매여 밥벌이를 하며 살아간다. 세상에 공짜는 없듯 직장이라는 조직에 소속되어 있으면 직장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직장에서는 봉급을 주므로 구성원들에게 최대한 일을 시킨다. 그래서 직장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 할 정도로 일정하게 자유와 평화가 통제되고, 직장인들은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산다. 요즘 직장인들은 자신을 일컬어 ‘사축(社畜)’이란 표현까지 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길러지는 가축이라는 뜻이다.하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수많은 도전과 모험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자연의 웅장한 모습이나 사회의 여러 현상은 인간을 조용히 살게 내버려두지 않고 수시로 도전하고 모험하게 만든다. 선조나 개척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첫발을 내디뎌 길을 낸 덕분에 후손인 우리는 편하게 산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지천명의 나이를 살짝 넘긴 나도 틈틈이 모험을 즐기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평범한 생활에서 조금 벗어나 평소에 거리를 두던 일을 해보고 자연을 찾아 갖가지 모험을 즐긴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일상이 지루하지 않을
지천명의 나이를 조금 넘긴 나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다. 직장에서의 정년을 8년가량 남긴 나는 노후대책을 세우는 데 남다르게 골몰하고 있다. 노후대책의 요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건강관리다. 나이가 들어가면 갖가지 성인병이 심신을 괴롭히므로 음식을 적당히 먹고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는 평일엔 틈틈이 걷기를 하고 주말과 휴일엔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한다. 다행히 부산은 바다도 있지만 나지막한 산이 많아서 산행하기엔 안성맞춤이다.